북클럽 4기 후기

독일에서는 보수적인 정당의 스펙트럼에 들어가지만, 한국에서는 민주정권이라고 평가받던 시기에 정치인과 문화계 인사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내용이 세상을 뒤흔든 시기가 있었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은 미투 관련 기사는 보이지 않고 다만, 여성 민방위 훈련  발의 법안, 여가부 폐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볼 수 있다.
   
나는 젠더가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우리 생활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몰랐다. 이대남과 이대녀가 갈등하는 주제로만 알고 있었다. 다만 <젠더의 아름다움>을 읽고 젠더를 화해하고 회복하는 작업이 여성 민방위 훈련이 아니라는 것은 알게 되었다.
   
p.268 젠더 치유 작업의 놀라운 점은 이 작업의 진정한 토대와 내적 동기가 사랑을 원하는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중략) 우리는 베일에 감춰진 이러한 문제들을 경험하고 이는 세상에서 해결과 치유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의 해결을 바라며 치유 작업을 추구하고 그리고 정말로 치유는 일어난다. 
   
설마 화해와 치유가 일어나겠어 하며 가슴을 졸이며 반신반의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는데 책은 성질급한 나에게 젠더 간의 화해 장면을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시원한 파괴감이 아닌, 평화롭고 안전하고 잔잔하게 폭발 직전 심각했던 젠더 간의 갈등을 정말 화해하는 모습으로 펼쳐주었다.  - 40대, 여성


젠더와 섹슈얼리티, 가부장제 등 지금까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이슈들을 탐색하고 고찰해보고,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젠더 영역의 치유도 결국은 우리 자신 내면의 신성을 되찾고 그것을 서로 나누는 영적인 여정으로 나아가는 길인 것 같았고, 그와 같은 지혜를 재차 만나게 되어 반갑고 좋았습니다. 

우리는 계속되는 삶을 통해 우리가 망각했던 사실, 우리 자신이 유일한 하나이자 전체인, 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하나임의 한 일부이자 표현이며 창조 그 자체라는 사실을 기억해가고 있는 것이라 믿어요.

개인 차원에서 내면의 신성을 되찾기 위한 방향성을 놓지 않고 나아가며, 젠더 화해 작업과 같은 집단 차원의 치유를 이어간다면 우리는 필시 각자가 원하는 곳에 닿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 차원의 수련에 집중하고 있던 저는 이번 함께 책읽기 모임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조화와 상호작용]이라는 통찰을 다시 체험하고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 주간에 혼자 명상을 할 때, 이번 모임을 함께 했던 선생님들을 향한 사랑과 감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통과 혼란이 가득해 보이는 세상이지만, 그만큼 이렇게 훌륭한 치유법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젠더 화해 작업이 이루어내고 세상을 향해 제시하게 될 비전과 효과들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 40대, 여성

젠더 차별을 영성적 관점으로 다루는 책을 함께 읽는 모임이라니. 이 이끌림으로 책모임에 참여했다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어색하고 낯선, 약간은 경계심이 서 있는 마음으로 처음 만난 이후 4주가 후루룩 흘러갔어요. 오늘 인사하고 나올 때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야기는 이제 시작될 것 같았는데 말이에요.

저에겐 여는 시로 소개해주신 루미의 시 "옮고 그름 너머 들판이 있다. 그곳에서 당신과 만나고 싶다"는 구절, 그리고 그 너머로 가려면 반드시 오랜 시간 구조적, 사회적으로 쌓여온 젠더 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직면하고 온몸으로 뚫고 가야 하는 '버팀'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 이야기가 이번 모임으로 얻은 지도가 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두 가지 지도를 4주 동안 체험해보기도 했어요. 함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 내면에서는 여러 감정들이 올라왔다 사라졌답니다. 편안함보단 불편함이 더 많았는데 이 역시 저 '버티는 여정'이라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모든 감정과 생각들을 판단분별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이 모임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안전함이 정말 귀하게 다가왔어요. 모임을 이끌어주신 아하, 루이스, 그리고 함께한 인생농부, 김중독, 관심이, 영미, 서경, 한스, 뷰파인더. 모든 분들께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

저도 <젠더의 아름다움>;과 GERI 프로그램이 한국사회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널리 퍼지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이원성 너머 우리는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일원성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는 시간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평화롭고 아름다워지겠지요. 

틱낫한 스님의 "다음에 올 붓다는 깨어 있는 마음과 자애심이 가득한 공동체의 형태로 온다"(정확하진 않지만)는 말씀, 그리고 모임에서 말씀드린, 그런 공동체가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있는 공동체에서부터 시작하기라는 이야기를 제가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둡니다. 

우리 또 만나요^^   

- 30대, 여성

남성으로서 살아오면 마음 속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마침내 그런 대화의 일원이 될 수 있는 4주였다. 다른 남성도 이렇구나. 연령과 문화적 차이에도 다른 듯 닮은 남자의 남성으로서 경험이 있다고 느꼈다. 

여성의 경험과 기억, 그것을 갖고 다양하게 살아가시는 일상의 단편들을 나눠주신 이야기로 퍼즐처럼 조금씩 채워갈 수 있었다. 남성이면 겪지 않을 경험이 참 많았다. 

같은 수의 여성과 남성이 함께 귀기울이고 자신의 것을 나누는 순간은 분명 특별한 긴장과 기대, 놀라움과 발견의 연속이었다. 

매번 시간은 짧게 느껴졌고, 마침 인사 후엔 책 두세권을 읽은 듯 나의 눈과 마음이 넓어진 듯했다. 집단 상담이란 것이 이런 걸까! 매 시간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 움직였다.

귀한 번역과 모임 준비, 발제까지 안정되게 안전하게 편하게 열고 이끌어주신 아하님과 루이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남성 참가자로서 함께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주위에 책 선물하며 책읽기 모임 참여할 분들, 특히 남성들을 많이 찾으며 지낼 것 같습니다. 

그리고 4주 간 함께한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번도 뵙지는 못하였지만 마음을 느끼며 지내 그립고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다 반가이 뵈어요♡

- 40대, 남성

젠더라는 단어와 2-3년 떨어져 지냈다.
어쩌면 외면했다는 표현이 맞다.
공기를 느끼지 못해도 공기 속에 있는 것 처럼 젠더는 공기처럼 분리될 수 없는 사실이다.
첫번째 참여에서는 처음에는 우리 사회에서 적용이 가능할까 라고 했다.
두번째 참여에서는 책 속에서 새로운 붓다는 공동체의 모습으로 올 것이고 젠더의 이야기는 젠더 너머에서 시작해야 된다는 문장들이 마음에 자리 잡는다.
이 모임에 다양한 성들이 참여 하면 좋겠다.

-인생농부, 50대, 남성

어린 시절 여성성이라는 굴레에 갖혀 살아 왔음에도 언제나 내 안에 소위 말하는 남성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타인에게는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내가 여성임에도 스스로를 남성으로 느낀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가 정해 놓은 여성이라는 틀에 나라는 개인은 완벽하게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어느 날 그 굴레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고 나의 행동을 억압하지 않았을 때 진정한 자유로움을 경험했다. 그러나  내가 속한 어느 공동체는 그러한 나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였지만 어떤 공동체에서는 나를 부적절하게 인식했다. 사회적 인간으로서 나를 꾸며내야 할 필요성을 다시 느끼게 된 것이다. 

남녀의 구분은 끊임없이 나를 고통 속에 몰아 넣었다. 남자였다면 겪지 않았을 차별과 편견들로 인해서.

[젠더의 아름다움]을 읽으면서 
내가 겪은 번민을 많은 이들 또한 겪고 있으며, 젠더 화해 작업을 통해 모든 인간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깨달으며 서로 화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많은 이들이 [젠더의 아름다움]과 같은 책을 읽고 여성과 남성을 화해로 이끌어 남녀의 구분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각자를 대하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 30대, 여성

4주 동안 젠더의 아름다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젠더의 문제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긴 했지만, 결국엔 젠더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을 우리가 얼마나 존중하며 살고 있는지, 인류애, 인간공통의 문제이자 인간공통의 고통이 라는 것이 더 선명해 졌습니다. 젠더의 문제로 바라보는 일의 긍정적인 점과 유익은 분명 있지만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있다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4주동안 편안하게 이끌어주신 두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 나눠주신 함께 한 선생님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 40대, 여성